디자인이라는 것을 시작한지 어느새 12년이 넘었다.

시작할 땐 디자인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마냥 재밌어서

몇 달치 알바비를 탈탈 털어 컴퓨터를 샀다.

밤이 새는지도 모르고 혼자 이것저것 찾아 만들면서

무언가 만들어지는게 그게 그렇게 신기할 수 없었다.

그 땐 이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될지도 몰랐고

이렇게 오래동안 하게 될지도 전혀 몰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디자인을 하면서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렵다. 하면 할수록.

근데 계속 하게 된다.

이만큼 재밌는걸 못찾겠다.


아. 생각해보니 디자인만큼 재밌었던게 있긴 있다.

사진이랑 여행.

근데 그 둘은 모두 업으로 삼진 않을꺼다.

디자인과 여행을 접목시킨 삶을 살아보려 했으나

한번 실패했고 그걸 다시 시도해보고 싶진 않다.

실패에 대한 후유증인지는 모르지만

자의든 타의든 꽤 오래 여행을 쉬고 있기도 하고.

사진도 여러 이유에서 몇 년간 거의 찍지 않았는데

얼마 전 먼지쌓인 카메라를 찾아 꺼내었다.

사진은 천천히 다시 찍게 될 것 같다.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도 못생기게 변한 플리커에서 꺼내어

내가 보고 싶은 방식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볼 생각이다.

요즘은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롯이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좋다. 하루종일 같이 있어서인지 하루는 점점 더 애기같은 눈빛과 행동을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가끔은 평소 하지 않는 얘기들을 따끈한 오뎅국물과 술 한잔을 놓고 밤새 할 수 있는 누군가가 그립기도 하다. 훌쩍 여행을 떠나는 생각도 하고 밤새 책을 읽고 영화를 보기도 하는 느긋하고 게으른 그런 겨울의 날들.

새해. 2015년. 아직은 어색하다. 나도 모르게 자꾸 익숙한 2014년이 나온다.

어느새 시간이 지나 새해가 되고도 이틀이나 지났다. 2015년이라니.. 2015년이라니.....

예전엔 새해가 되면 To do list를 적기도 하고 Wish list를 적기도 했었드랬다.

그리고 이젠 그런건 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뭘 적든 어차피 내가 내키는대로 할테니.

15년을 미친듯이 앞만 보며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선 2013년. 천천히 걷다가 다시 조금씩 뛰기 시작한 2014년.

올해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전력질주를 하게 될지 아니면 페이스를 유지하며 천천히 뛰게 될지 아님 다시 걸을지,

뭐 설마 다시 멈추진 않겠지 아마도. 그리고 만약 정말 만약 날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일테지.

어쨌든 올해는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도록 후회없이 야무지게 보낼테다. Happy New Year!



티스토리 툴바